 No, 8 이름:쥔장 2002/3/23(토) 조회:3632 |
 APEC 엔지니어가 되면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을까? 이 글은 '土木'지 2000년 8월호에 실린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연구위원이신 백이호님이 쓰신 글입니다. 요즘 APEC 기술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전체적인 윤곽에 대해 잘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쬐금 길지만, 한번 죽 훑어보시길... 1. APEC 엔지니어의 개념 APEC 엔지니어 상호인정사업은 1995년 APEC 각료회의에서 제안된 후 호주정부와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많은 의견이 수렴되어 이제는 그 형태가 거의 갖추어졌고, 2000년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회의에서 합의하여 오는 11월중으로는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이 정식으로 APEC 엔지니어 등록을 시작한다. APEC 엔지니어 상호인정제도는 각 회원국에 현존하고 있는 기존의 기술사보다 상위개념의 자격기술자를 배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아시아 태평양지역내에서 각 회원국간 국경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스럽게 이동하면서 엔지니어링 업무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기위해 만들어낸 제도이다. APEC 엔지니어의 기본적인 자격요건으로는 회원국의 기술사로서 대학 졸업후 7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중요한 엔지니어링 업무에서 책임자로서 2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자기개발을 위한 계속 교육을 꾸준히 유지할 것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이러한 원칙에 근거하여 2000년 11월에는 첫 APEC엔지니어을 배출할 계획으로 관련 업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차제에 APEC엔지니어가 되면 과연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엔지니어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교환해 보고자 한다. 2. APEC 엔지니어의 활용에 대한 논점 지난 6월 벤쿠버 회의 의장이며 본 사업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호주기술사회 회장인 ‘베리 그리아’씨는 회의 모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주에서 시범 APEC엔지니어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호주 기술사들이 ‘APEC엔지니어가 되면 과연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하고 질문을 하는데, 이에 대하여 충분한 대답을 못하여 나는 매우 곤혹스러웠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에 대한 충분한 대답을 찾을 수 있기 바랍니다.” 한국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회의에 참가한 필자는 이 고백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위 이 사업을 주도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발언일까? 그러나 바로 나는 ‘그레아’씨가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어서 계속 살아 움직이고 변한다고 했던가? 이 상호인정 사업 역시 그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어서 회원들의 의견이 한군데로 모아져야만 그 방향이 확실히 잡힐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사실 종전까지는 자격의 기준에 관한 토의와 협의가 있었고 비교적 쉽게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벤쿠버 회의부터는 APEC 엔지니어의 활용에 관한 토의가 시작되었으며 이는 각국의 다양한 이해가 걸려있고 더구나 당국자들이 직접 관계하여 상황에 따라서는 국내법을 개정해야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상당히 첨에한 사항으로서 많은 다른 의견들이 돌출될 수 밖에 없다. 몇 사람이 목표를 정해놓고 그 방향으로 유도한다고 하여 쉽게 이루어질 사안도 아닌 것이다. 비록, ‘그레아’씨가 사업의 주도적 추진자이지만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그 방향과 효과가 불확실한 사업에 각국의 대표들이 열심히 참석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회의를 빙자하여 관광이나 하고 타국 사람들을 만나 호기심이나 만족시키려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각국에서 나름대로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나 아무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바가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저 추측하여 말할 수 밖에 없다. 호주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호주는 본 사업의 주도국으로서 상당한 자금과 인원을 투자하고 있다. 호주는 주로 동남아 지역 출신들의 학생을 불러들여 교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들어오는 교육비 수입으로 적잖은 이득을 보아왔고 더 나아가서는 여기에서 교육을 마친 인재들이 각국에 귀국하여 활동하면서 호주의 제도 등을 선호하게 되니 당연히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그 나라에 진출하여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늘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남아 국가들도 깨어나서 모든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에서 기술이전을 반드시 요구하고, 어지간한 엔지니어링 업무는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갖춰서 과거처럼 쉽게 재미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어 공략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비근한 예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선진국이 주축이 된 WTO등에서 주장하고 있는 소위 '자유 무역 제도'라 할 수 있다. 경쟁의 룰을 공개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후진국의 각종 장벽을 무너뜨리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APEC 엔지니어 상호인정사업이 추구하는 바대로 엔지니어들이 자유스럽게 국경을 초월하여 활동하면서 시장원리에 의하여 경쟁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호주 같은 선진국의 엔지니어들에게 유리한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구나, 각종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도를 표준으로 하도록 하면 다른 나라에 그 제도를 수출하여 그 나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호주가 앞장서서 동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은 바로 이러한 까닭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무슨 이득을 얻을 것이라고 계산하여 참여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사정은 호주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외국의 유학생을 불러들여 교육을 시키고 돈을 번 실적이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수출한 실적이 미미하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 우리는 국제화시대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이 두려워 참여하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즉,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여러가지 면에서 불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엔지니어링 능력이 부족하여 그 동안 선진외국기술을 도입하는 데 급급하였던 만큼 미국, 일본 등에게 후한 조건을 내걸고 그들을 대대적으로 환영해 왔고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모든 것은 내주다시피 하는 정책을 써왔기 때문에 감히 그들의 한국진출을 어떠한 형태로든 제재할 생각은 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서 우리도 어느 정도 능력이 배양되었고, 몇 가지 분야에서는 그들과 경쟁을 할 수도 있는 형편이 되었으니 우리도 국제사회에 나가서 경쟁의 룰을 배우고 익혀서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우리도 APEC에 소속된 국가 중 후진국인 몇몇 동남아 국가에는 우리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는 비록 기술능력이 부족하지만 장래를 내다보고 기술능력을 키운다면 우리의 경우에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적 교육열이 높고 역동적인 국민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우선 인구수와 기술자수에서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널리 주장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인적자원을 훈련시켜 국제사외에 나선다면 다른 나라의 풍부한 부존자원 못지않은 매우 강력한 자원이 될 것이 틀림없다. APEC 엔지니어 상호인정사업은 잘 이용하면 바로 우리 인적자원을 국제사회에 진출시켜 크게 효과 볼 수 있는 절호의 방안이라 하겠다. 3. 기술자 개인에게 돌아가는 득은? 기술자 개인벼로는 과연 무슨 이득이 있을까? 우선 다른 사람들에게 자격을 인정받는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다. 단순히 자신의 명함이나 캐리어에 ‘APEC엔지니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다는 것만도 기분좋은 일이다. APEC 엔지니어는 분명히 그 수준이 일반 기술사보다 한 단계 위인만큼 당연하다 하겠다. 현재 한국 건설업체가 시공계약자로 되어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공사현장에서는 중요한 설계도서에 현지 기술사가 서명하여야 그 법적 권위가 인정된다. 한국 기술사는 그 나라에서 정식 기술사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APEC 엔지니어 제도가 정착되면 한국 APEC 엔지니어도 위의 나라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아 현지 기술사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사의 사전 자격심사에서 참여기술자의 경력 및 자격조건을 심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도 APEC 엔지니어는 당연히 우대받을 것이다. 국제기구, 국제적인 기업등에서 기술자를 채용할 경우 자격요건으로 APEC 엔지니어라야 된다는 조건을 내세울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 호주나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기술자의 경우 APEC 엔지니어 자격은 그곳에서 장착하여 고용되는데 더 없이 좋은 조건이 되리라 여겨진다. 현재 EMF(기술자 유동성 포럼)에서는 International Engineer자격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향해서 영구, 미국 등이 중심이 되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포럼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NAFTA, 영국을 중심으로 한 FEAN, 호주를 중심으로 한 APEC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이 성공된다면 International Engineer는 전세계적으로 그 활동무대가 넓혀질 전망이고, 그 중심에 APEC 엔지니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결국 APEC 엔지니어의 활용성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그 무대가 바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APEC 엔지니어의 국내에서의 활용은 어떻게 될 것인가? APEC 엔지니어는 해외용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당연히 그 활용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본 관계자들의 말을 비리면 한국에 진출하여 그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기술자와 함께 일을 하여야 하는데 기왕이면 APEC 엔지니어 자격을 가지고 있는 한국 기술자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발주하더라도 국제입찰의 경우에는 한국 출신이든 외국 출신이든 참여기술자의 사전심사에서 APEC 엔지니어에게는 동등한 점수를 주어야 될 전망이다. APEC 엔지니어는 기술사보다 상위개념의 자격인 만큼 모든 자격심사조건에서 당연히 기술사보다 우대를 받아야 되는 것 아닐까? 4. 맺음말 APEC 엔지니어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에 관하여 요모조모로 살펴보았다. 새로 탄생되는 제도인만큼 아직은 많은 것들이 불분명하고 또 불투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국가 및 인사들이 이를 어떻게 키워나느냐에 따라 이 제도가 활성화되고 나아가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엔지니어링 사업발전에 얼마나 이바지할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또한 초기에 선발된 APEC 엔지니어의 질과 양태가 향후 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리라 본다. 이들의 활동 결과가 역내의 공정한 경쟁과 기술발전을 촉진시켜 엔지니어링 사업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면 APEC 엔지니어는 당연히 모든 분야에서 환영을 받고 이에 상응한 보상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APEC 엔지니어가 되려는 건설기술자 스스로가 무한경쟁의 국제 건설시장에서 자신들의 권위와 대우, 위상을 결정해야 할 때다. |
     |
| 번호 | 제 목 | 이름 | 작성일 | 첨부 | DN | 조회 |
| 10 |  건축구조계획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
홈주인 | 2625 | |||
| 9 | 재미있는(?) 구조이야기 |
쥔장 | 2160 | |||
| 8 | APEC 엔지니어가 되면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을... |
쥔장 | 3632 | |||
| 7 | 내진설계의 기본철학 |
쥔장 | 4000 | |||
| 6 | 실물모형 2층주택의 진동대실험 |
쥔장 | 2822 | |||
| 5 | Weidlinger in-house code Simulation 2 |
쥔장 | 1945 | |||
| 4 | Weidlinger in-house code Simulation 1 |
쥔장 | 2069 | |||
| 3 | WTC 붕괴 분석 (USA TODAY- flash 버전) |
쥔장 | 2218 | |||
| 2 | 2001년도 미국 토목공학 대학원 순위 |
쥔장 | 2528 | |||
| 1 | Calatrava's Milwaukee Museum of Art Addition |
쥔장 | 1998 | |||
|
ⓒ Copyright 1999~ TECHNOTE2002 / TECHNOTE.INC,